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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비 주면 내 월급은 0원” 2027 최저임금 1만700원, 편의점주가 알바를 줄이는 이유

한때 소자본 창업의 대표 업종으로 꼽혔던 편의점이 최근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매출은 크게 늘지 않는데 최저임금과 임대료, 전기료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 커지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점주가 직접 장시간 근무하는 이른바 ‘나 홀로 점주’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면서 편의점과 외식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1. 늘어나던 편의점, 이제는 감소세
전국 편의점 사업자 수는 2017년 3만7천여 곳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3년 약 5만3천 곳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5년에는 약 5만1천 곳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편의점이 줄어드는 이유를 단순히 인건비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 포화, 소비 부진, 임대료, 전기료, 각종 운영비 상승이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처럼 오랜 시간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업종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점주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인다고 해서 매장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산, 상품 진열, 재고 확인, 택배, 배달 주문, 청소, 발주, 폐기 관리 등 기존 직원이 하던 업무를 결국 점주가 직접 맡아야 합니다.
2. 2027년 최저임금 1만700원, 점주 부담은 더 커진다
2027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2026년 1만320원보다 380원, 약 3.7% 오른 금액입니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최저임금은 약 223만6천원 수준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몇백 원의 인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는 계산이 달라집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경우에 따라 24시간 인력이 필요한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시간대에 아르바이트생을 운영하는 매장은 시급이 조금만 올라도 한 달 전체 인건비가 수십만원 이상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점주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거나 자신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을 늘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알바비를 주고 나면 사장인 내가 가져갈 돈이 없다”는 말이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실제 자영업 현장에서 나오는 현실적인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3. 주 15시간이 만든 ‘쪼개기 알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함께 등장한 것이 ‘쪼개기 알바’입니다. 한 명에게 장시간 근무를 맡기는 대신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나눠 여러 명의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휴수당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부 사업주는 이를 피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14시간대 수준으로 조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 매장에서 충분한 근무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여러 곳에서 일을 해야 할 수 있고, 점주는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하고 교육하고 스케줄을 관리해야 합니다.
결국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오히려 매장 운영을 복잡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알바 쓰다간 문닫을 판" 1인 자영업 8만곳 증가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 (상)]](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6/08/23/202608231840595597_l.jpg)
4. 편의점뿐 아니라 ‘나 홀로 자영업’이 늘고 있다
이 현상은 편의점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최근 자영업 시장에서는 직원을 고용하는 사업자는 줄어들고,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사업자는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최근 10년 사이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증가했습니다. 카페, 음식점, 소매업, 미용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을 고용하면 인건비가 부담되고, 사람을 줄이면 점주의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결국 자영업자는 수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노동시간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버티게 됩니다.
하지만 점주가 주 70시간, 80시간 이상 직접 근무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단순히 ‘사람을 덜 쓰는 것’이 아니라 매장 운영 구조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5. 같은 문제를 겪는 일본 편의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일본 역시 심각한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편의점 업계에서는 “비용이 비싸서 사람을 못 쓰는 문제”뿐 아니라 “사람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까지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일본 편의점 업계는 사람을 더 오래 일하게 하는 대신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 자체를 줄이는 ‘省人化’, 즉 인력 절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가 영업시간입니다. 과거 일본 편의점에서 24시간 영업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매장 상황에 따라 심야 영업을 중단하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이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새벽에 발생하는 매출보다 인건비와 운영 부담이 크다면 굳이 24시간 영업을 유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6. 셀프레지·AI 발주로 ‘사람이 할 일’을 줄인다
일본 편의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동화입니다. 대표적으로 셀프레지, 자동 거스름돈 계산기, 스마트폰 결제 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직원이 모든 결제 과정을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결제의 일부를 직접 진행하도록 해 직원의 업무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발주 업무에도 AI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점주나 직원이 판매량과 재고를 직접 확인하면서 다음 날 판매할 도시락, 주먹밥, 음료 등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날씨, 과거 판매량, 재고 상황, 지역 행사 등의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적정 발주량을 추천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직원을 한 명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에 30분 걸리던 업무를 10분으로 줄이고, 매일 반복하던 일을 자동화해 전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7. 앞으로 자영업자가 고민해야 할 것은 ‘알바 수’가 아니다
한국 자영업에서는 인건비가 오르면 가장 먼저 “알바 시간을 얼마나 줄일까”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업무량이 그대로라면 줄어든 알바의 일을 결국 사장이 대신해야 합니다.
일본 편의점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차이입니다.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
음식점이라면 키오스크나 QR 주문을 활용할 수 있고, 예약 확인과 고객 관리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편의점 역시 결제, 발주, 재고, 정산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가운데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인건비가 다시 크게 낮아질 것을 기대하며 사업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원 한 명을 더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적은 인원으로도 돌아가는 매장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알바비를 주고 나면 내 몫이 없다”는 말은 단순히 편의점주의 하소연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한국 자영업 역시 이제는 사람을 더 오래 투입해서 버티는 방식에서, 사람이 적어도 운영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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