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 Info

[법률] 형수가 다른 남성과 낳은 아이, 사망한 형의 재산을 상속받을까? 한·일 친생추정과 상속 분쟁 총정리

하성령·
게티이미지뱅크


“형수가 집을 나간 뒤 다른 남성과 동거하면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형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이가 형의 자녀로 출생신고되어 있었고, 이후 형이 사망했습니다. DNA 검사까지 해보니 형의 친자가 아닌데도 이 아이가 형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처음 들으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민법상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핵심은 ‘생물학적 아버지’와 ‘법률상 아버지’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게 적용되는 ‘친생추정’ 때문에 DNA 검사에서 혈연관계가 없다고 확인되더라도 가족관계등록부와 상속관계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형수가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사망한 남편의 상속인이 된 경우, 형제자매는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과 비슷한 친생추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1. [한국] 친자가 아닌데도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이유, ‘친생추정’

대한민국 민법 제844조는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는 ‘친생추정’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생물학적 아버지가 다른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법률혼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임신·출산했다면 우선 법률상 남편의 자녀로 취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생신고 역시 혼인 중 출생자의 경우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도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남편이 직접 출생신고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가족관계등록부 등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가 “DNA 검사를 하면 바로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인정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혼인 중 임신한 자녀에 대해서는 DNA상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친생추정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DNA 검사 불일치 = 가족관계 자동 말소 = 상속권 즉시 소멸

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DNA 검사는 매우 중요한 증거이지만, 먼저 해당 아이에게 민법상 친생추정이 적용되는 사건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사건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한국] 형이 이미 사망했다면 동생이 직접 친생부인의 소를 낼 수 있을까?

친생추정이 적용되는 자녀의 법률상 친자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친생부인의 소’입니다. 다만 이 소송은 아무나 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상 친생부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남편 또는 아내가 제기하는 소송이며, 일정한 제소기간도 존재합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 중 사망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게 소송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제자매는 직계혈족이 아니라 방계혈족입니다.

따라서 형이 사망했다고 해서 동생이 형을 대신해 곧바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아이가 임신된 시기에 부부관계가 사실상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형수가 장기간 집을 나가 다른 남성과 별도의 거주지에서 동거하고 있었고, 그 기간 동안 남편과 만나거나 성적 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없었다면 친생추정 자체가 미치지 않는 사건인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상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인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검토할 여지가 생깁니다.

따라서 실제 소송에서는 단순히 “형수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보다 아이의 임신 가능 시기에 형과 형수가 실제로 부부관계를 가질 수 있었는지가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3. [한국] DNA·별거 증거와 상속재산 대응, 그리고 가장 많이 오해하는 상속순위

실제 분쟁이 발생했다면 DNA 검사 결과뿐 아니라 형수가 집을 나간 시점, 다른 남성과 동거를 시작한 시점, 아이의 임신 및 출산 시점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주민등록상 주소, 임대차계약서, 출입국기록, 근무기록,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 가족이나 지인의 진술 등 부부가 실제로 장기간 별거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생전에 형이 DNA 검사를 진행했다면 검사기관과 검사대상자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원본 자료 역시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와 형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가 없어졌다고 해서 동생이 곧바로 형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민법상 상속순위는 원칙적으로 ① 직계비속, ② 직계존속, ③ 형제자매, ④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아이가 법률상 자녀라면 1순위인 직계비속이 되지만, 아이가 상속인에서 제외되더라도 형의 부모가 살아 있다면 부모가 먼저 상속하게 됩니다.

여기에 법률상 배우자의 상속권도 따로 봐야 합니다. 형과 형수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이 사망했다면 단순한 별거나 외도만으로 배우자의 상속권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없다면 법률상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따라서 “친자가 아닌 아이의 상속권을 없애면 동생이 재산을 받는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상속재산이 먼저 처분될 위험이 있다면 부동산, 예금, 주식 등 상속재산의 종류를 파악한 뒤 사건에 따라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처분이 필요한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한국에서의 핵심 대응은 친생추정 적용 여부 → 가능한 친자관계 소송 확인 → DNA 및 별거 증거 확보 → 실제 법정상속인 확인 → 상속재산 보전 순서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40년만의 대전환



4. [일본] 일본도 혼인 중 태어난 아이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

일본 민법에도 한국과 매우 유사한 제도가 존재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嫡出推定(적출추정)’이라고 부릅니다.

일본 민법 제772조 역시 일정한 요건 아래 혼인 중 임신·출생한 아이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합니다. 따라서 일본에서도 실제 생물학적 아버지가 다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부자관계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 일본 최고재판소의 2014년 판결입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DNA 검사 결과 다른 남성이 생물학적 아버지일 확률이 99.999998%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생물학적 친부가 따로 있다는 점이 매우 강하게 확인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최고재판소는 아이가 임신된 당시 법률상 부부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단순히 DNA 검사 결과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출추정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DNA상 친자가 아니다”와 “법률상 친자가 아니다”를 서로 다른 문제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가족관계와 자녀의 법적 지위를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혈연관계만을 기준으로 기존 친자관계를 언제든 뒤집을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5. [일본] 장기간 별거했다면 ‘추정이 미치지 않는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일본의 적출추정이 모든 경우에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판례와 재판 실무에서도 아이를 임신한 시기에 남편이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거나 수감 중이었거나, 부부가 사실상 이혼 상태로 장기간 별거하는 등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적출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자녀를 실무적으로 ‘推定の及ばない子’, 즉 적출추정이 미치지 않는 자녀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적출부인의 소가 아니라 친자관계부존재확인 절차를 통해 법률상 친자관계를 다툴 가능성이 생깁니다.

따라서 앞에서 본 한국 사례처럼 아내가 집을 나가 다른 남성과 장기간 동거했고, 아이가 임신된 시기에 법률상 남편과 사실상 접촉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면 일본에서도 단순한 DNA 검사보다 실질적인 별거 상태와 임신 가능성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요소가 됩니다.

즉 한국과 일본 모두 핵심은 비슷합니다.

단순히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임신 시점에 법률상 남편이 생물학적 아버지일 가능성이 외관상 존재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6. [일본] 2024년 민법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졌나?

일본에서는 기존 친생추정 제도가 현실적인 가족관계와 맞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 특히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아이가 무호적 상태가 되는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됐습니다.

이에 일본은 민법을 개정했고 새로운 친생추정 및 적출부인 제도가 2024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는 과거 남편에게 중심적으로 인정됐던 적출부인권을 어머니와 자녀에게도 확대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적출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원칙적인 기간도 기존보다 늘어나 관련 당사자가 잘못 형성된 법률상 친자관계를 바로잡을 기회가 확대됐습니다.

다만 일본 역시 “DNA 검사 결과만 제출하면 법원이 자동으로 친자관계를 바로잡아준다”거나 “DNA 검사가 있으면 무조건 신속처리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의 법률지원기관인 법테라스(法テラス)는 일정한 경제적 요건 등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무료 법률상담이나 변호사 비용 등의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DNA 결과를 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친자분쟁이 특별히 신속처리되는 별도의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DNA 결과, 혼인 상태, 임신 당시 부부의 생활관계, 별거 여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론|DNA가 다르다고 상속권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형수가 다른 남성과 낳은 아이가 사망한 형의 자녀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연을 보면 가장 먼저 “DNA 검사만 하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법률상 친자관계는 단순한 혈연관계보다 훨씬 복잡합니다.특히 혼인 중 임신한 자녀에게는 강력한 친생추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가족관계가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반대로 아내가 장기간 집을 나가 다른 남성과 동거했고 아이가 임신된 시기에 법률상 남편과의 접촉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없었다면, 한국에서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사건으로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에서도 비슷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또 친자관계가 부정된다고 해서 형제자매가 곧바로 사망자의 전 재산을 상속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나 법률상 배우자 등 다른 상속인이 존재하는지를 반드시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이런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누구의 피를 이어받았는가”가 아니라 현재 법률상 친자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어떤 소송으로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실제 상속순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 본 글은 대한민국 및 일본의 현행 법령과 공개된 판례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입니다. 실제 사건은 출생일, 혼인 상태, 별거기간, 사망일, 가족관계, 제소기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친생추정 #친생부인의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불륜자녀상속 #친자확인소송 #DNA검사 #유전자검사 #상속분쟁 #상속순위 #상속재산 #가족관계등록부 #법정상속인 #상속가처분 #민법844조 #민법865조 #일본민법 #적출추정 #嫡出推定 #일본민법개정 #상속법률상담

[법률] 형수가 다른 남성과 낳은 아이, 사망한 형의 재산을 상속받을까? 한·일 친생추정과 상속 분쟁 총정리 | Community.Quest | Community.Quest